내가 만약 시력을 잃는다면 나의 디자인 여정은 끝이 납니다.
그것은 정해진 것입니다.
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.
공포의 영역.
공포의 감정을 피하고 싶어서 생각을 미루어온 것이 어쩌면 사실입니다.
실은 두려움을 굳이 생각하지 않으려 했습니다.
언제든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은
뒤집어 생각하면 원활한 시력을 가져서 디자인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이
엄청난 축복이라는 말이기도 한 듯 합니다.
축복 받은 나의 삶에 감사하며 즐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.
그러니까 공포와 축복은 동일선 위에 놓인 개념이라는 생각입니다.
축복이 늘어날 수록 공포도 늘어납니다.
바꾸어 생각하면 공포가 늘어날 수록 축복도 늘어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.
나를 성장시켰던 순간들은
늘 이래도 되나 싶은 어색해졌던 순간들이었습니다.
그리고 나는 선택이 생각한대로 되지 않아 생겼던
부작용들에 의해서 성장했습니다.
불안해도 흘러가는 대로 적응하며 살아가야겠다는
믿음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.
공포를 여전히 느끼지만 축복으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기를.
오늘의 나에게 축복을..!
미래의 나도 조금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.
그렇게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하고 말해주기를 바랍니다.
2024. 10. 27.